2010/08/15 20:41

악마를 보았다 - 과연 그렇게 잔인한것인가? 불쾌감의 원인 문화+예술 Life

네 잔인합니다. 농담이고요,

왜 그렇게 잔인하게 여길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고찰이랄까요.
- 이 부분 사실 후반에 나오니 스크롤 맨밑까지 내려주세요 ㅎㅎ

강경철(최민식 분)과 김수현(이병헌 분) 이지요.

이 영화는 개봉과 동시에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그 정점에 선 문제점이 잔인성에 관한 부분이죠.
하지만 그만큼 몰입도가 엄청나다는 반증이라는 생각입니다.

아침에 보느라 영화관에 사람이 별로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얼마 없는 사람들의
동시에 터져나오는 탄식소리는, 각 장면장면에 거의 일치했습니다.

똑같이 스토리와 장면, 상황에 몰입되어버린 셈인데요.

오히려 영화와 자신을 완전히 배재시켜버렸더라면,
그러한 반응은 나오지 못했을것이지요.

그만큼 이 영화는 위기절정결말이 어쩌고저쩌고간에,
반전이 있느냐없느냐간에, 감동은 대체 어디있느냐를 떠나서,

그 단순한 스토리 플롯 하나를 들고서,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가 끝나기까지 관객의 몰입을 놓치 않았다는 데에
큰 의의를
둘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아마 최민식과 이병헌, 그리고 김지운 감독의 트리플 콤비였기에 가능했지 않을까요?
두 연기자분의 연기는 정말 볼만했습니다. 연기력 하나만 치면 엄청난 영화였죠. 말그대로 괴물급 연기였다랄까요.


스토리는 잘 알려진 것과 같이 강경철에게 약혼자를 잃은 김수현이, 복수를 위해 강경철을 잡았다 놓아줬다
잡았다 놓아줬다를 되풀이하며 고통을 주는 과정입니다.

네, 그게 끝입니다 -ㅅ-


하하, 허무하죠?

여기서 허무란 스토리가 단순해서 허무하다는 것이 아니라, 이 복수 자체가 허무하다는 것입니다.

영화 후반부에서 나옵니다. 강경철의 대사, 지금 이 상황에서 누가 이겼다고 생각하냐고.
네 맞습니다. 싸움에서 이기고 질 것을 떠나, 잃을것이 있는자와 없는자로 나눠볼까요.

강경철은 애당초 잃을것이 제 목숨하나 빼면 없는자입니다. 팔 하나 없어도, 아킬레스건이 잘려나가도 서러울것이 없지요.

심지어, 김수현이 보험사원으로 가장하고 강경철의 옛 집을 찾아 갔을때, 그 늙은 부친은 이렇게 묻습니다

'거 가입자(강경철)가 죽으면, 그돈 우리가 받을수 있나?'

부모도 버리고, 자식마저 버렸으며, 동시에 부모 역시 자식을 버린양 여기는 그러한 상황에서, 딱히 잃을것이 없습니다.
집 역시 비닐하우스였죠.

하지만 김수현(이병헌 분)은 그렇지 않았지요. 강경철이 마지막에 김수현의 연인의 가족들.
장인과 처제를 죽이고 자수하려 할 때 알 수 있듯이. 잃을것이 많은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니, 둘이 최후의 궁지까지 간다면, '손해'를 보는 자는 김수현(이병헌 분)이죠.



이렇듯, 애초에 이 복수는 김수현은 이긴다 하더라도 손해가 존재할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단순히 국정원의 기물을 갖다 쓴것만 해도 손해이지요 ㅎ)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서 김수현은 최대의 복수를 했음에도,
우는것도 아니고, 웃는것도 아닌 표정을 지으며 절규하면서 끝나지요. 슬프고 서러운 악마입니다.

억울함과 슬픔과 서러움에 차서 복수를 시작했지만, 결국 그 복수를 성공했음에도
그 공허감은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으며 더욱 더 깊어지지요.

그 무엇으로도 위로받지 못합니다.
복수3부작에서 금자씨에 비추어보면,
금자씨는 최소한 두부케익과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라도 있지 않습니까 -ㅁ-...(...)



그렇다면 진성악마인 강경철(최민식 분)은 끝까지 승리한것일까나요? 그것도 아닙니다.


- 초 스포일러 주의 - 뭐.. 너무 잔인해서 난 영화 못볼것같애 하시는 분은 보셔요 ㅎㅎ


김수현은 자신의 장인과 처제마저 죽인 강경철을 끌고 강경철의 창고로 갑니다.
그리고 강경철이 만든 단두대에 묶어놓지요.

그 상황에서 고래고래 욕을 하던 강경철의 볼에 드라이버를 쑤셔박아버립니다.
그제서야 강경철은 잘못했다고 빌지요. 살려달라고요. 진심일까요?

눈물흘립니다 김수현.  너도 살려달란 그 소리 많이 들어봤을거 아니냐고요.


하지만 진심일리가 없지요. 다시 고래고래 욕하기 시작합니다.
김수현이 자신에게 아무리 고통을 주려해도 자신은 아무것도 고통스럽지않고 느끼지 않는다고요.


김수현, 독기를 품고 강경철이 가장 괴로워할 때 죽이겠다고 하고는....
화면은 바뀌고 집(창고)을 등지고 걸어나가는데요.


등진 김수현의 등 뒤로 택시가 오네요. 강경철의 가족입니다. 노부모와 버린아들.

강경철의 집 여기저기를 두드리며 문을 열려 하는데요.
문을 열면 안되죠!. 김수현은 강경철의 창고를 나가면서, 모종의 장치를 설치합니다.

단두대의 고정시키는 끈을 문고리에 도르래처럼 걸은 후, 그것을 강경철의 입에 물려놓습니다.

강경철의 아구 힘이 떨어지면 단두대의 칼날이 떨어져서 죽겠지요?
한마디로 죽음은 강경철 자신에게 달려있습니다.

하지만, 단두대의 칼날이 떨어질 요인은 하나 더 존재합니다.
누군가 밖에서 문을 강제로 잡아당기면, 입에 문 끈이 잡아당겨지며 칼날이 떨어져 죽습니다.


강경철은 이와 같이,
살 수 있는 하나의 희망을 쥐었으며, 스스로 삶의 의지를 가지고 살겠다고 고래고래 욕하며,
살아야한다고 바둥거리나,

자신이 버린. 일명 'X같은 X할 피붙이들' 에 의해서,
가족들에게 그 문 열지 말라고 악을 쓰는 정신적으로 괴로운 상황.

죽음을 원치 않는 상황에서
자신의 의지에 반해서, 문이 당겨지는 동시에 죽습니다.



복수극 맞지요? 네티즌들 평을 보니, 복수극이 아니라 그냥 잔인한 영화라고 욕하시는 분들이 꽤 되길래요 -ㅁ-



이 영화가 잔인한것은 사실입니다 -앞서 말했듯...

강경철? 두말할것없이 잔인하죠. 싸이코패스에 해당되는 부류입니다.
그런 주제에, 자동차 미러에는 천사의 날개를 달고다니죠. 밤이되어 천사의 날개에 불이 켜지면 범행은 시작됩니다.

김수현? 잔인하죠.. 증오의 복수감에 사로잡혔으니 동기는 어찌되었간에 잔인합니다.
특히나, 강경철이 메스를 들고 공격할 때, 왼손으로 칼날을 쥐고 자신의 손이 베여나가는 상황을 만들 수 있던 것은,
그만큼 죽은 연인에 대한 사랑과, 강경철에 대한 증오가 엄청났던게지요.

그 외 강경철의 옛 동료들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병원에 실려가서조차 김수현에게 음....
뻘소리드립치고 있는 것을 보니 정신을 덜차렸지요.

심지어 형사들마저 이렇게 얘기합니다. '대체 왜 저런 새X들을 기어코 살려내야하는지 모르겠다' 고요.


하지만 이 영화가 정말로 '그렇게까지' 잔인할까요?
사실 순수한(?) 고어물들에 비교해보면, 각 장면장면만 따지면 그렇게까지 잔인하지만은 않습니다.
(아니, 그렇다고 제가 피도눈물도 없고, 막 고어물을 즐기는 여대생이란건 절대 아니에요)

다만, 너무잔인해 라고 체감상 더욱 느껴지게 하는 장치는 여기있습니다.

관객의 상상과 숨겨진 욕망입니다.


동기가 부여되지 않은, 일명 앞뒤내용 다짜르고 '그냥 고어 장면'이라면, 슥 보고
"우웩 토나와. 저게뭐야"로 넘어가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관객이 몰입될 수 있는 동기가 확연하게 있습니다.

내 사랑하는 연인, 평생의 반려자인 아내, 귀한 딸, 우리 엄마, 귀여운 여동생, 소중한 누나가
강경철과 같은 살인마에게 처참하게 죽었다고 생각합니다.


피가 끓죠.

그러한 각 상황 상황에서 속으로 "저놈의 XX, '어떻게' 해버려" 라고 생각한 것이 그대로 실현됩니다.

요즘 성 범죄자들의 기사에 달리는 댓글을 보면 장난아니죠.
저런놈은 어떻게어떻게 해야한다. 라고 한줄 한줄 달리는 리플들이, <그대로> 실현된다고 보면 됩니다.

처음에는 통쾌해하고 시원하다 할 수 있지만, 그 정도가 심해지지요.

아니, 그 정도가 심해지기 전에도, 생각한 것이 그렇게 일어나버린다는 상황에
관객들은 인지부조화를 경험
합니다. 통쾌해야하는데 찝찝하죠.

그와중에 정도가 심해진 장면을 그대로 Showing. 보여줍니다.



대개 영화에 있어 관객이 느끼는 불편함이란, 예상된 상황이 전개되지 않음에 있어 발생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부정적인 결과가 그대로 전개됨에 있어, 관객 역시 악마가 되어버리는 불편함을 겪어버린셈이지요.

그 강경철의 살인동료, 병원에서 김수현에게 나불대는 것을 보고 속으로
'아우 저자식은 입을 찢어버려야해'라고 "생각만"하신 분들 계시겠지요.

그런데 정말로 손을 입에 넣어서 입을 찢어버리다니요. 허거걱이지요;......

입을 찢어. 만 생각했고, 그 다음은 생각도안했는데,

실제로 얼굴에서 턱뼈가 분리되어나가며, 살이 찢어지고
시커먼 피가 줄줄 흘러대는 모습까지 특별부록으로 보여줍니다.


이러한 유발된 동기에 의한 상상적인 잔인함이 현실로 드러나버리는데에 대한 불쾌한 잔인함이
여러 관객분들로 하여금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준 듯
하다는 생각입니다.

말 그대로 SK텔레콤의, '생각대로 이루어지는 세상, T월드~' 를 만들어버린게죠.....
(...)


어찌되었든... 솔직히 그렇게 졸작은 아니에요. 네티즌 평점이 비록 6점밖에 안되어도...

최소한 최민식, 이병헌의 연기만해도 볼만한 가치는 있었지 않을까요? ㅎㅎ

덧글

  • 냐두 2010/08/15 20:51 # 삭제 답글

    영화를 볼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끝가지 다 읽어보았네요.
    마지막에 관객들이 불편해지는 이유(상상이지만)를 읽으니 왜인지 지금의 반응들이 납득이 되는 느낌..
    그런데 사실이라면 재대로 무리수를 둔셈이네요...'저런놈은 XX해버려야해' 라고 생각했을때 그것이 정말 현실이되었을때의 찝찝함, 혹은 그런 생각을 안하고 저런 놈이라도 XX해버리는건 옮지않아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런 장면이 나오는거 자체가 불편할테고...보는 모든 관객이 불편함을 느낄수밖에 없게 하는 안습함;;;
    복수란 정말 허망한거라지만 그걸 재대로 보여준걸수도 있겠네요...
    ....아, 납득이 되었다고 보러갈 생각은 없습니다..^^; 비위가 약해서...
  • 까망망토칭칭 2010/08/15 20:56 #

    그렇지요. 김수철이나 조두순 기사의 댓글을 읽다보면, 속칭 초딩. 들이 썼다 하는 그런 댓글에서나 볼만한 '네티즌의 상상'이 거의 일어난다고 보면 됩니다.

    상상과 욕망의 현실화에 대한 인간의 도덕적인 양심을 끌어내어 불편함의 크리티컬 어택을 날린 듯 하더라고요 -ㅅ-;

    비위가 약하시다면 정말 비추에요.
    영화 끝나고 나오는데, 눈 밑의 근육이(일명 눈웃음짓는 애교살?) 불편했던적은 처음이랄까요. 하도 눈을 감거나, 반만 뜬채로 유지하고있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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